솔직히 말하면 개발자는 제 적성에 안 맞아요.
제목만 보고 들어왔다면 어그로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그래요. 그동안 개발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어요. 고3 때 했던 야자도 10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하고 있고, 밤 9시에 학원 수업이 끝나면, 집에 와서 또 공부를 했어요. 그런데도 내린 결론이 그래요. 솔직히 개발자는 내 적성에 안맞아요.
생각없이 쉽게 결정해서 그런거냐고요? 아쉽게도 그것도 아니였어요. 저는 원래 고민과 생각이 많은 전형적인 ENFJ고요. 개발자 양성과정을 듣기 전까지 나한테 잘 맞을지, 내가 개발자가 될수 있을지 수업이 고민했어요. 인프런을 통해 각종 개발강좌를 들어보았고, 주변의 개발자 친구들은 물론 통해통해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도 조언을 구하기도 했어요. 그 과정이 1년 가까이 지속됐죠.
그런데 어째서 적성이 안맞냐고요. 글쎄요. 이유는 모르겠어요. 전형적인 문과쟁이 인가보죠. 수학적인 사고도 쉽지 않고요. 근데 왜 포기하거나 그만두지 않냐고요? 얼마 전 <유퀴즈 온 더 블럭>에서 28년 만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분이 나왔어요. 내 나이만큼 변호사 공부에 시간을 쏟았고 또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 웠습니다. 따지면 그 분은 실패하지 않는 삶이에요. 쉽게 말하면 성공할 때까지 도전하는 삶을 사셨죠.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해냈잖아요.
그분 처럼 28년간 변호사 시험에 도전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마인드로 꾸준히 버텨보려구요. 그러다보면 언젠간 익숙해지겠죠. 적성을 이길 수 있겠죠. 20대가 일을 하기에는 적성이 중요하겠지만 30대는 끈기가 더 중요하거든요. 그리고 삶을 잘 살아내고자 하는 절박함이 있고요. 저는 그 절박함을 믿어보려 합니다.